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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디의 개인적인 이야기/하나디 일기

모유 수유에 대하여 + Nike M (나이키 임부복) Maternity Collection 맘라인

by 초록 하나디 2021.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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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려고 생각하니 마음이 착잡해지고 무거워진다. 아직 아이가 없는 나는 딱히 모유수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20대 초반에 친구들과 과연 우리는 몸에 변화 (가슴 처짐+아프고 불편함)를 감수하고도 꼭 모유수유를 해야 할까?라고 아무 정보가 없이 우리만의 생각으로 가볍게 대화를 한 적은 있지만, 딱히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주제였다.

 

그렇게 결혼을 하고 가까운 미래에 출산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있던 와중에 평소에 즐겨보는 유튜버 올리버 샘의 영상을 보고 분노를 감출 수가 없었다.

 

올리버 샘의 아내분이 밖에서 모유수유를 하는 모습? (아이가 너무 울어서 할 수밖에 없었고, 한국에서 평생 자라온 그분도 매우 불편해하고 부끄러워하면서 어쩔 수 없이 가리개를 사용하면서 수유를 함...)을 보고 인스타와 유튜브 댓글로 엄청난 트롤들이 어떻게 다른 사람들 불편하게 공공장소에서 모유 수유를 할 수 있냐는 비난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보며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처음 나의 반응은....  What the f? 더 신기한 건 글을 보낸 사람들 중 아이를 직접 출산한 아줌마들도 많았다는 것... 우리 때는 이랬는데 어쩌고 Latte는 말이야... 후 어디서나 나타나는 라테족들..........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줌마들 욕하는거 아님 나도 아줌마니까)

 

그래서 결국은 올리버 샘이 모유수유에 대한 영상을 만들었다.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간 부부는 아이가 울어서 어쩔줄 몰라하는 모습. 남들 눈치 보면서 겨우 젖병을 물려보지만 엄마 젖을 원하는 아이가 계속 우는 모습. 결국 엄마는 밥을 거의 먹지도 못하고 남 눈치 보면서 힘들게 모유 수유를 하는 모습. 아니 아이에게는 밥줄인데 그러면 어쩌라는 건지... 

 

중학교 때 서울 지하철에서 모유 수유를 하는 여성을 본 적이 있다. 솔직히 그때는 충격이긴 했다. 어린 마음에 다른 사람들 앞에서 가슴을 내놓을 수 있다니 신기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대단하다는 마음과 모유수유를 하는 아이들이 정말 1-2시간 간격으로 먹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그것이 더 당연하게 느껴졌다. 

 

'한국에서는 지하철 수유실이 있으니 그곳에서 하면 된다'. '유축기로 미리 뽑아두면 된다' 어쩌고 하는 사람들은 절대로 생각이 바뀌지 않을 테니 굳이 싸울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정말로 우리나라의 모유수유에 대한 시선이 심각하다는 것은 느끼게 되었다. 

 

모유수유를 하는 여성을 성적으로 느끼는 사람들이 있어서 공공장소에서 모유수유를 해서는 안된다 라는 말은... 정말 그냥 말 그대로 노. 답. 

 

어느 누가 육아하고 자기 아이 챙기기 바빠 죽겠는데 남 앞에서 가슴을 보여주고 싶을까? 급하고 당장 밥 줘야 하는데 그러면 화장실에서 숨어서 그리고 갈 곳이 있는데 역 수유실에서 한참을 멈춰서 밥을 줘야만 하는 것일까? 그때그때 빼주지 않으면 우유가 돌아서 아프고 고일 수 있다는 것은 보통 많은 사람들이 모를 수 있다. 그러나 아이를 낳아봤는데 '우리 때는 그렇게 안 했다' 라고 하는 분들은 다 아실 텐데 그러면 엄마는 집에만 있어야 하는 걸까?

 

가리개를 사용하거나 다양한 방법으로 가리는데도 우리나라에서는 공공장소에서 모유수유에 대한 인식이 정말 좋지 않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고 보기 싫다 라는 이유로 욕하는 사람들은 대체 밥은 먹고사나 모르겠다. 1-2년 정도 모유 수유하면서 그러면 엄마는 외식도 못하는 것일까? 

 

물론 모유수유는 선택이다. 엄마가 원하지 않는다면 모유수유를 하지 않고 분유를 사용 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직 엄마가 되어 보지 않아서 주위의 압박을 받아보지 못했지만, 많은 댓글들을 통해서 사회적 이중 시선에 대한 의견을 접할 수 있었다. 

 

모유수유는 꼭 하라는 주위의 압박 vs 모유수유를 집이 아닌 밖에서 할 때 보이는 눈치

 

하.......... 이 글을 쓰면서도 고구마를 몇백 개를 먹은 것 같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모유수유 때문인 건지, 체력 때문인건지 알 수는 없지만 미국에 돌아다니면 정말 갓난아기 같은 아기들을 데리고 나오는 엄마들이 정말 많이 보인다! 공공장소에서의 모유수유에 대한 우리나라의 시선이 바뀌지 않는다면 엄마들은 언제나 집에만 있어야 하는 존재가 돼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남편과 함께 영상을 보고 엄청난 토론을 한 것이 이주가 지났는데, 지난 주말에 이키 SOHO점에 가서 Maternity 임산부 라인을 보게 되었다. 

 

나이키는 정말 마케팅 하나는 끝내주게 잘한다는 것! 로고도 너무 귀엽다는ㅠㅠㅠ 큰 나이키 로고 밑에 작은 나이키...!

엄마도 사람이고 운동도 할 수 있고 자신을 위해서 개발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영상 광고도 하고 있다.

"어머니야 말로 최고의 지구력을 가진 운동선수"라는 내레이션을 하는 영상

 

뉴욕 소호 매장은 정말 이쁜 제품들만 셀렉을 잘해두었는데 한 공간은 차지하고 있었던 Maternity Line! 특히나 스포츠 브라탑이 모유 수유를 하기 쉽게 구멍이 뚫려있고 또 위에 져지가 가리개용으로 사용이 된다는 것이 정말로 감동 포인트였다! 친한 친구가 아이를 낳게 되면 꼭 선물해주고 싶다. 

 

블로그에 올린다고 사진을 찍으니 남편이 굳이ㅋㅋㅋ 옷을 들어줬다... 안 해도 되는데... 고... 고마워 남편

 

나이키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더 살펴보니 아름다운 모습과 광고 영상 보고 감동....! 나중에 꼭 꼭 나 자신과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서 선물해줘야지! 정말 나도 마케팅의 노예지만 긍정적인 마케팅을 너무 잘했는걸? 아시아에도 출시 된 것 같던데 디피가 되어있었을지 궁금하다.

새 생명을 낳은 엄마들이 더 떳떳하고 주체성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사회의 시선이 조금씩 따뜻해졌으면 한다.

 

최근에 생각하고 있던 주제에 대한 답을 들은 것과 같은 나이키 M 라인을 소호에서 보니 반가워서 주절주절 글을 쓰게 되었다. 언젠가 엄마가 될 나에게 그리고 세상의 모든 엄마에게 그리고 엄마가 아니어도 열심히 살고 있는 여성에게 그리고 세상을 올바르게 보기 위해 노력하는 남성들에게 모두 응원을 보내며!

 

조금씩 서로가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살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마친다. 


저의 롱아일랜드 생활기가 더 궁금하시다면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방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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